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로봇산업협회,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제어로봇시스템학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2020 로보월드(ROBOT WORLD 2020)’가 일산 킨텍스에서 4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지난 30일 화려한 막을 내렸다. 올해 로보월드는 코로나19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철저한 방역 시스템과 관리로 모범적인 전시회로 자리매김하면서 대한민국 로봇산업의 저력을 보여준 전시회였다.
▲28일 열린 개막식 모습
28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31일까지 개최된 올해 로보월드 전시회에는 국내 148개사에서 400여 부스 규모로 로봇 관련 제품들을 출품, 화려한 기술의 향연을 펼쳤다. 코로나19로 예년처럼 해외에서 많은 관람객과 바이어가 현장을 찾지는 않았고 학생들의 단체 관람도 줄었지만 올해들어 전 세계에서 처음 열린 로봇전시회였던 만큼 자부심을 가질수 있었고 대한민국 로봇산업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전시회가 열린 나흘간 킨텍스 1홀과 2홀 행사장 입구에서 코로나 감염을 막기위해 방역 로봇과 살균 로봇 등이 참관객들을 맞이한 것도, 전시장 내부에서 방역 로봇이 열심히 방역 활동을 펼친것도 그동안 보지 못했던 코로나가 불러온 이색적인 풍경이었다.
올해 전시회에는 협동로봇과 물류 로봇, 서비스 로봇을 중심으로 많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이 참가하여 전시회를 이끌었다. 코로나 등 여러가지 사정으로 대기업들이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유독 대기업만이 더 어려운것은 아니었을테고 오히려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기업들이 더 어려운 상황이었을텐데 그 자리를 국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참가해 아쉬움이 남는 전시회였다. 정부의 온갖 혜택은 다 받아 가면서 기업의 최소 사회적 책임은 저버리는 로봇 대기업들의 무관심과 무책임한 행동은 한번쯤 되돌아 보아야 한다.
▲로보스타 소형 다관절 산업용 로봇
올해 로보월드 산업용 로봇관에서는 산업용 로봇기업의 대표주자로 참가한 로보스타가 초소형 산업용 다관절 로봇을 처음 선보이며 관심을 받았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협동로봇을 이용한 무인로봇 에이드 카페, 협동로봇을 이용한 로봇 스튜디오를 선보여 주목 받았다. 제우스는 산업용 다관절 로봇를 비롯해 델타 로봇, 스카라 로봇, 직교좌표 로봇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추며 로봇사업 진출 1년여만에 대기업들이 빠진 산업용 로봇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레텍도 자체 개발한 국산 부품등을 채택한 새로운 종류의 스카라 로봇들을 선보였으며, 민트 로봇도 다양한 협동로봇 퍼포먼스를 펼쳤다. 아이지엠서비스코리아는 7축 용접로봇 등 용접자동화 관련 제품을 선보였고, 쎄네스테크놀러지는 가반하중 1kg의 산업용 소형 6축 다관절 로봇을 선보여 주목 받았다.
▲시스콘 물류로봇 시리즈.▲티로보틱스 물류로봇 캐리로▲클로봇이 선보인 PC방을 위한 음식물 배송 로봇
전시장에서 가장 많은 눈길을 끈것은 물류ㆍ배송로봇이었다. 올해 전시회에 단일 기업으로는 가장 큰 부스로 참가한 트위니를 비롯해 시스콘, 지에스이, 티로보틱스, 케이엔, 로아스 등이 다양한 물류로봇 솔루션을 선보였다. 자율주행 기능을 비롯해 사람을 따르는 추종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선보였고 물류 로봇이 물류 현장이나 자동창고 시스템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시연을 통해 보여 주었다. 클로봇은 소규모 PC방을 위한 음식물 배송로봇을 선보였고, 스타트업 코가플렉스는 '똑똑한 로봇으로 세상을 자유롭게'라는 모토아래 자체 개발한 3D 비전 시스템 '로보아이 코픽 3D 비전(RoBoEYE CoPick-3D Vision)'과 착한 인공지능 솔루션 '코픽 브레인(CoPick-Brain)'을 활용해 자율주행 음식물 배송로봇을 선보여 참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알지티도 자율주행 서빙로봇을 선보였고, 브이디컴퍼니도 서빙로봇 푸두봇을 선보였다.
▲레인보우로보틱스 무인로봇 에이드 카페▲로보터블 누들로봇
코로나로 인해 로봇을 이용한 푸드테크 서비스도 눈길을 끌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작년에 선보인 음료카페 로봇 '믹스(MIXX)'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무인로봇 '에이드 카페'를 선보였고, 플레토는 '해피본즈'라는 무인카페 로봇을 선보였다. 로보터블이라는 스타트업은 협동로봇을 이용한 '누들 머신' 솔루션을 선보였고, 브이디컴퍼니는 쉽고 빠르고 맛있게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 주는 요리로봇 '쿡봇'을 선보여 푸드로봇 시장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
▲로보쓰리 방역로봇
코로나 유행속에 열린 전시회 였던 만큼 살균, 방역 로봇도 눈길을 끌었다. 유버는 인공지능 '워크스루 살균로봇'을 전시장 입구에 설치해 눈길을 끌었고, 로보쓰리도 온도측정 및 자동으로 손소독제를 공급해주는 화면이 달린 바퀴형태의 귀여운 방역 로봇을 선보여 주목 받았다. 트위니도 자율주행 로봇에 살균로봇 기능을 부착한 '바이킬러' 로봇이 전시장을 종일 돌아 다니면서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브이디컴퍼니도 방역로봇이 부스 주위를 돌며 인체에 무해한 살균제를 뿌려주며 방역 역할을 수행했다. 힐스엔지니어링도 경기관에서 방역기능 로봇 '코로봇'을 선보였다.
▲트위니 자율주행 살균로봇 바이킬러
국내 로봇 부품 기업들도 일본이나 중국 등 경쟁자는 없었지만 전시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냈다. 특히 그동안 해외에서 전량 의존하던 로봇 핵심부품을 국산화한 기업들이 포진하면서 부품 국산화의 기대를 갖게 했다. 에스피지는 고정밀 감속기와 기어드 모터를 선보였다. 특히 협동로봇 관절에 사용하는 SH감속기와 산업용 로봇의 관절로 쓰이는 SR 감속기를 출품했다. 특히 SR시리즈는 미국 로봇기업과 최근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첫 납품을 준비하고 있는 제품이다. SBB 역시 자체 기술로 개발한 초정밀 감속기를 전시했다. 엠디로봇도 자체 개발한 모터 드라이버를 선보였고, 이레텍도 스텝 모터, 드라이버 컨트롤러 등 자체 개발한 로봇 핵심 정밀 부품을 스카라 로봇 '유니스 시리즈'에 장착해 부품과 완제품을 함께 전시했다. 길산업과 지지엠은 기어드 모터를 선보였다. 에이딘로보틱스는 로봇에서 힘토크를 측정할 수 있는 다축 힘토크 센서를 선보였다. 디알드라이브도 로봇 핵심 부품인 자체 개발 정밀 감속기를 출시했다. 하지만 일본 핵심 부품 기업에서 부품 공급을 중단할까 눈치 보느라 국산 로봇 완제품에 국산 부품을 적용해 보여 주는 모습은 극도로 꺼려해 씁쓸함을 느끼게 했다.
▲에이딘로보틱스 4족 보행 로봇 에이딘
스타트업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CCTV 업체 세오는 실내 이동형 방범 보안로봇을 선보여 주목받았고, 에이딘로보틱스는 미국 보스톤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미니(SpotMini)'를 닮은 4족 보행 로봇 '에이딘'을 선보이면서 퍼포먼스를 연출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서울에이엔티는 실로폰 연주로봇 '실로포니스트'와 로봇 드러머 '앤트', '하프연주 로봇'의 협연을 선보여 로봇으로 꾸며진 작은 음악회를 관람객들에게 보여 주었고, 배론로보틱스도 트럼펫 연주 로봇을 선보여 주목 받았다. 마로로봇테크는 차량을 일정 구역에 정차해 놓으면 주차를 대신해 주는 주차 로봇 솔루션을 승용차가 탑재된 상태로 시연해 주목 받았다.
▲서울에이엔티 로봇 드러머 '앤트', 실로폰 연주로봇 '실로포니스트', '하프연주 로봇'(사진 좌로부터)▲배론로보틱스 트럼펫 연주 로봇
올해 로보월드에서는 코로나19로 대면 교육이 불가능해지면서 교육용 로봇이 어려움을 겪어서인지 예년만큼 눈에 띄게 보이지 않았다. 레고에듀케이션 한국총판인 핸즈온테크놀러지가 레고 위두 2.0과 레고 스파이크 프라임 등 교육용 코딩 로봇을 출품해 학부모와 어린이들의 관심을 받았고, 위고코리아가 자율주행 연구 및 교육용 플랫폼 '위카', 지역관에 출품한 로보웍스, 더케이볼트, 로보트론, 로보피아, 엠텍, 새온, 엠알티 등이 교육용 코딩 로봇의 명맥을 유지했을 뿐이다. 의료로봇 분야에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지후가 해외 기업의 상지 근력 보조용 웨어러블 로봇을 출품했고, 로보케어가 치매예방 로봇인 '실벗'과 신제품 데일리케어 인지 훈련 로봇 '보미'를 선보였다. 스튜디오 크로스컬쳐는 독거노인을 위한 IoT와 감성디자인 솔루션이 결합된 토이봇 ‘부모사랑 효돌’을 선보였다.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열린 국제로봇콘테스트 대회 모습
올해 전시회에는 코로나로 인해 매년 열리던 학생들의 로봇 축제 국제로봇콘테스트(IRC)와 R-BIZ챌린지가 온라인으로 열려 아쉬움을 나타냈다. 선수와 학부모 등 관련 참관객만도 몇 천명이 몰리는 대회가 온라인으로 개최되거나 다른 장소에서 대회 운영자와 심사위원 등 최소 인원만 참가해 진행하다 보니 올해 로봇 축제가 반감된 분위기였다. 전시회에는 생산기술연구원, 전자기술연구원,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등 국책 연구기관들이 그동안 연구성과물들을 전시하였고 인천, 부천, 대전, 경기 등 지역 거점 기관들이 지역 기업들과 함께 참가해 그나마 코로나로 위축된 전시회를 풍성하게 했다. 하지만 아직도 대구, 광주, 부산 등 지방 거점기관이나 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해 로보월드가 수도권 로봇 기업들의 전시회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정세균 국무총리의 전시장 방문 모습
올해 로보월드는 코로나 상황속에서도 많은 부대행사들이 함께 열려 전시회를 더욱 풍성하게 하였다. 로봇 전시회에 처음으로 국무총리가 다녀갔고, 국회 산자위원장이 로봇기업 간담회 참석차 방문했다. 물론 부대행사로 개막식과 로봇대상 시상식, 국제로봇&언택트컨퍼런스, 신제품 런칭쇼, 의료로봇심포지엄, 스타트업 투자유치 설명회, 표준 및 인증 세미나 등 풍성한 행사들이 개최되었다.
많은 어려움속에서도 올해 로보월드는 성공적으로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장기화로 전시회 개최가 마지막까지도 불투명하였고 외부에서의 개최 반대에 대한 압박도 있었지만 협회를 비롯한 공동 주관기관과 참여 로봇 기업들이 단합된 힘을 보여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전체적으로 올해 로보월드는 산업용 분야에서는 아쉬웠지만 서비스 분야에서는 예년에 비해 다양한 제품들과 기술적으로도 좀 더 완성된 로봇들이 많이 선보인 작지만 알찬 전시회였다.
출처: 로봇신문(http://www.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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